사람은 언제나 후회를 하는데 이 후회는 두가지로 구분된다.
하나는 해보고 후회하는것,
또다른 하나는 못해봐서 후회하는 것.
기본적으로 남자들은 해보지 못한것들에 대해 후회를 많이 하고, 여자들은 해본것들에 대해 후회가 많다고 한다.
'아 내가 그때 그여자한테 대쉬라도 해볼껄... 손이라도 잡아볼껄... 한번 투자해볼껄' 이런식으로 남자들이 후회를 한다면,
여자들은 '아~ 내가 그때 그남자를 선택하는게 아니었는데..그렇게 쉽게 허락하는게 아니었는데...' 식으로 후회한다는 것이다.
이 책은 후회하는 남자들의 속마음을 다룬 심리서다.
불쌍한 남자들
이땅의 남자들은 참으로 불쌍하다.
가족을 위해 직장에서 열심히 일을 하고,
집에서는 남편으로써의 아빠로써 열심히 일해야하고,
좋은 사위가 되기 위해 열심히 일해야하고,
효자노릇 해야하기에 열심히 일해야한다.
간쓸개 다 빼주고 희생만 했는데 알아주는 사람은 하나 없고
결국 좁은 차안에서 진로 방해하는 놈들에게 신경질적으로 욕하는 '욱'하는 성격만 남는다.
사실 나는 아직 결혼 초이긴 하지만 점점 인생의 무게를 느껴가고 있는 요즘이다.
애도 가져야하고, 허술한 빌라에서 이사도 해야하고, 시도때도없이 삐지는 와이프 비위도 맞춰야하고,
명절에 경조사에 기타 앞으로 신경써야 할 일들이 점점 늘어나고 있기 때문이다.
사회적 지위로 확인하는 남자의 존재
언제 사라질지 모르는 사회적 지위로만 존재확인 한다는 것은 무척 불안한 일.
젊고 좋은 시절 내내 가족에게 소홀하고 일에만 몰두하는 남자들은 은퇴후 아내들에게 젖은낙엽 취급을 받게된다고 한다.
젖은 낙엽이란 황혼이혼이 심각한 일본에서 아내들이 은퇴한 남편을 일컫는 말로 아무리 쓸어도 쓸리지 않는 젖은 낙엽처럼
아내곁에 찰싹 붙어있다는 뜻이다.
은퇴후 뒤늦게 아내라는 존재의 고마움을 표현해도...몸은 함께 살았을지언정 평생토록 함께 즐거움을 느껴보지는 못했기에
이런 뒤늦은 표현에 아내들은 질겁하고 남편을 귀찮아하게 되버린다.
불쌍한 남자들... 앞으로 어떻게 살아야 하나.
저자는 윈스턴처칠처럼 확실한 존재의 확인방법을 가지라 한다.
처칠은 아내가 다른남자와 바람난것을 알았을때도, 사회적 지위가 사라졌을때도 그림을 그렸다.
그는 그림그리기를 무척 좋아했던 것이다.
만일 그가 그림이라도 그리는 취미가 없었다면 불륜과 숱한 와신상담속에 쉽게 무너졌을지도 모른다.
이처럼 존재확인은 자신이 즐거워 하는 일로 확인이 되어야 한다.
모든것이 나의 등을 돌려도 나의 존재를 확인시켜줄 즐거운 일이 한개쯤은 있어야 인생을 잘 살아 낼 수 있는 것이다.
즐거움을 구체화
저자는 꽤나 구체적으로 자신의 침실을 정의한다.
호텔방에서 자는걸 좋아해서 집에서 하얀 침대시트를 쓰고 곳곳에 형광등보다 부분조명을 이용해
최대한 집에서 호텔 분위기가 나도록 노력한다고 한다.
그리고 일반인들은 비싸서 잘 사지 않는 만년필을 수집하고 그걸 또 다른사람한테 쉼없이 자랑한다고 한다.
내맘대로 바꿀 수 있는게 거의 없는 세상에 살고, 하다못해 와이프도 한번 선택하면 어지간해선 다시 바꿀수가 없는데
만년필이나 수첩이라도 마구 바꿔쓰겠다는 심사다.
또 시간이 날때면 아들둘과 함께 집 뒷산에 올라가 가족이 만든 약수터에서 맛있는 음식을 먹으며 휴식을 즐기고
힘들때면 슈베르트의 음악을 들으며 위로받는다고도 했다.
이런 다양한 활동들을 통틀어 '리추얼'이라 한다.
행복의 기억이 구체적 그림으로 떠올려 지는것이 바로 리추얼이라는 것이다.
이런 리추얼이 많으면 많을수록 인생은 행복해 진단다.
하지만 내가 어떨때 즐거운지 잘 생각나지 않는다.
저자처럼 침실에 대한 특별한 애착도 없고 먹는것도 그냥 한식정도면 되고 슈베르트같은 취향은 더더욱 아니다.
결혼전 시간이 나면 하는 일은 거의 술마시기나 드라이브 정도였지...... 특별한 취미를 가진적은? 없는것 같다.
그런데 얼마전에 와이프와 티비를 보다가 모형헬기를 조종하는걸 보고 불연듯 '저런거 하고 싶었다'라는 것이 생각이 났다.
내가 해보고 싶었던 모델은 가격이 꽤 비싸서 해볼 엄두를 내지 않았는데.... 와이프는 그 말을 듣고 너무쉽게 해보라고 했다.
그래서 나는 비싸서 안된다고 했는데 놀랍게도 와이프는 '언젠가 하면 된다'고 했다.
그래서 언젠간 넓은 잔디 위에 내스타일에 딱 맞는 헬기를 조종해서 날려볼 생각이다.
입꼬리 관리하기
남자들 뿐만이 아니라 여자들도 사회적 지위가 상승할수록 타인에게 동요되지 않으려고 경계를 하게된다.
그러면서 자연스레 웃음은 적어지고 입에는 힘이 들어가기 때문에 입꼬리가 쳐지는 것이다.
상호작용이 안되니 점점 나이들수록 자기말만 하게 되고.... 자기 주장만 펼치는 사람을 주변사람들은 싫어하므로
점점 대화는 단절되어 결국 나이든 남자는 고립되고 만다.
언젠가 비오던날 집에서 술 한 잔이 생각났는데 죄다 지방살아서 지금 당장 부를 친구가 없다는 현실이 좀 씁쓸했다.
이럴때 와이프가 내 마음을 알아주고 함께 파전에 막걸리 한잔 하자고 해주면 좋으련만
물어봤더니 술먹기 싫다고 외면해버려 기분상했다.
인간의 뇌 속에는 타인의 정서를 흉내 낼 수 있게 하는 '거울 뉴런'이 있다고 한다.
이를테면 상대가 기쁠때 같이 기뻐한다든지 상대가 슬플때 함께 울어준다던지 하는 것이 '거울뉴런'의 활동 범주에 속한다.
어릴때는 엄마가 나의 사소한 행동에도 기뻐해주고 슬퍼해주고 감탄해주었다.
이제 그 엄마는 내 옆에 없으니 이 기분을 아내가 헤아려주길 바란다면 나 또한 아내의 기분을 알아줄 수 있어야겠다.
앞으로의 다짐
사는게 재미있으면 일하는것도 재미있어진다.
요즘같은 지식기반사회는 창의성을 많이 요구한다. 하지만 창의성은 책상앞에서 24시간 골머리 썪는다고 나오는것이 아니다.
그것은 재미있을때, 즐거울때 나오는 것이라서 심리학적으로 재미와 창의성은 동의어이기도 하다.
'생각하는대로 살지 않으면 사는대로 생각한다.'라는 명언을 본적이 있다.
쳇바퀴 돌듯 인생을 살면 그저그렇게 재미없게 현실의 괴로움을 온몸으로 느끼면서... 사는대로 생각하게 될 것이다.
내 삶의 주체로써 온전히 즐겁게 살기 위해선 리추얼을 가능한 많이 만들고 감정 표현하기를 부끄러워 하지 않아야 하겠다.
생각보다 챕터간 개연성이 뒤죽박죽이라 요점을 정리하기가 좀 애매했는데 내가 느낀 생각은 딱 저것인듯 싶다.
부제가 <영원히 철들지 않는 남자들의 문화심리학>이다.
철들지 않고 즐겁게 하고싶은대로 맘껏 사는게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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